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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어떻게 바꿨을까?

by 익스디퍼런트 2023.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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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란?

 고령화는 노인 인구를 전체 인구로 나눈 노인 비율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고형사회 이전 단계에서 노인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 UN이 정한 노인 비율에 따른 고령화 정도 분류

  • 연소인구사회 : 노인 비율 0% 이상 ~ 4% 미만
  • 성숙인구사회 : 노인 비율 4% 이상 ~ 7% 미만
  • 고령화사회 : 노인 비율 7% 이상 ~ 14% 미만
  • 고령사회 : 노인 비율 14% 이상 ~ 20 % 미만
  • 초고령사회 : 노인 비율 20% 이상 

한국, 미국보다 가장 빨리 늙어버린 일본

 아기들은 보통 전쟁이 끝나고 많이 태어납니다. 이렇게 아기가 많이 태어난 세대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 6·25 전쟁이 끝나고 1955년부터 태어난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국은 

조금 더 빠른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6년부터 태어난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일본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아기들이 많이 태어났습니다. 이때 태어난 세대를 단카이 세대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일본은 단카이 세대만큼은 아니어도 아기들이 많이 태어난 적이 또 있습니다. 바로 1930년대입니다.

이 시기는 일본이 중국을 본격적으로 침략하던 때였습니다.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본은 이듬해 만주국이라는

식민지를 세우고 급기야 중국 본토를 공략하기 위해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때 태어난 아기들이 단카이

세대에 앞서 또 하난의 베이비붐 세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를 비교했을 때 일본이 가장 빨리 늙는 나라입니다. 사회에서 은퇴하는 나이를 60세로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2015년부터,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2006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1990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보다는 약 15년, 우리나라보다는 약 20년 빠릅니다.

 

 일본은 1994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지금은 이미 초고령화사회 라고 합니다. 이는 일본의 인구구조가 

생산가능인구가 두터운 항아리 구조에서 노인인구가 두터운 역 삼각형 구조로 바뀌었음을 의미합니다.

 

 

고령사회가 자산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인구구조의 변화는 생각보다 많은 사회 변화를 가져옵니다. 일본처럼 노인인구가 많아져서 고령사회에 진입하면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우선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주택가격을 예로 들자면, 35세 전에는 재산 형성이

충부하지 않아 집을 사기 어렵고, 54세 이후부터는 집을 파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집을 다섯 채 갖고 있는 노인이

있다면 집을 더 사기보다는 한 두채 팔아 현금화해서 은퇴자금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일본의 집 사는 인구는 1990년부터 줄어들었고 이에 발맞춰서 주택가격도 1990년부터 하락하고 있습니다. 집을 사는

인구는 줄어드는데 집을 파는 인구는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이 내려가게 된 것입니다. 

 

 인구는 완만하게 상승했다가 완만하게 내려가는 반면, 주택 가격은 급격하게 상승했다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1990년은 자산버블이 꺼지면서 일본의 자산 가격이 폭락한 시점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급격한 금리인상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까지 겹치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폭이 급격하게 커진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집을 사는 인구는 2006년부터 줄어들고 있으며,

미국의 주택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한 시기 역시 이때입니다. 이때는 앞서 설명했듯이 금리가 점점 인상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받았던 저신용자들이 집을 팔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2006년은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 은퇴까지 겹치면서 주택 가격 하락의 폭이 커진 것입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에서 집을 사는 인구는 2011년부터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주택 가격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줄곧 하락했습니다. 금융위기의 여파 때문이기도 했지만 주택 구매 인구가 줄면서

주택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고령사회는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고령사회는 생산성 저하도 가져올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젊은 사람들의 인구수가 감소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주로 일하는 공장 등이 문을 닫을 가능성 또한 높아집니다. 

 

 얼마 전 일본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시청했는데, 공장 사장님들이 젊은 노동자들을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자신 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노인들을 고용해 공장에서 일을 시키고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속

노인들은 나름대로 만족하며 일하고 있었지만, 젊은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마당에 노인 노동자들마저 구하지 못했다면

공장이 더 어려워지고 결국에는 문을 닫았을 것이라는 사장의 인터뷰였습니다.

 

 고령사회는 또한 안정적인 것이 점점 더 불안정한 것으로 바뀌어가는 사회 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직업인 교사, 공무원 등의 직업도 불안정한 직업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학생수가 급격하게 급감하자 2007년에 527개의 초중등학교를 220여 개로 통·폐합했습니다. 

대략 학교 3개 중 1개가 사라진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학교 통·폐합을 계속적으로 지속할 생각인데, 

2013년에는 한 초등학생이 이에 반대해 자살한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습니다. 대학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일본은 2000년대부터 산업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학과들을 통·폐합했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입학 정원을 축소

했습니다. 고령사회를 맞이재 몸집이 큰 학교보다는 작아도 경쟁력 있는 학교로 구조조정을 해나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통·폐합 및 기업처럼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교사 및 교수도 예전만큼의 직업적 안정성을 갖기

어려워졌습니다.

 

 

 공무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은 60세부터 받던 공무원연금을 65세로 변경했고, 공무원 수도 지속적으로

줄여왔습니다.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비용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것입니다.

 

 고령사회로 진입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 또한 커집니다. 생산가능인구가 부족해 세금을 많이 걷기 어려운 데다가,

노인인구 증가로 부양해야 할 인구는 늘어나면서 써야 할 돈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학교 통·폐합과 공무원 수 감축

등으로 정부지출을 줄이는 것이 일본 입장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것입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시기는 언제부터 일까요? 2017년 8월까지 고령화사회였던 우리나라는

2017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고령사회로 진입했습니다. 고령사회를 먼저 겪은 옆나라 일본처럼 우리나라에도 이미

고령사회의 징후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주택 가격은 2010년부터 5년간 지속석 하락했고, 학생 수의 감소로 교대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임용이

잘 되지 않는 임용절벽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기가 높았던 교대 경쟁률은 점차 줄어들었고 이미 재학 중인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거리로 나와 펜과 종이가 아닌 피켓을 들고 정부를 향해 시위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도 취업이

잘 안되거나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학과들의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2015년 전국에서 456건의

학과 통·폐합이 이루어지고 52개 학과가 사라졌습니다.

 

 공무원을 위한 복리후생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예전보다 돈을 더 많이 내야 하지만 나중에 받는 돈을 더 줄어든 것이 개혁의 주요 내용입니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도입했습니다. 성과연봉제는 기업처럼 성과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고 나아가 낮은 성과를

보이는 직원은 직장을 잃어버릴 수도 있게 한 제도입니다. 공공기관에서 성과연봉제가 자리를 잡으면 미래에 

공무원들에게까지 도입할 수도 있는 것이죠. 다만 성과연봉제는 공공기관 노동자들과 충분한 합의나 설득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탓에 많은 반발을 샀고 정권이 바뀌면서 폐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언제든지 수정 및 보완을 거쳐 부활할 수도 있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모든 정부부처 지출과 관련이 있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세금을 걷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부양해야 할 인구가 늘어나 지출해야 할 돈이 많아지기 때문에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앞으로도 정부가 돈은 펑펑 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은퇴하지 않는 이상한 우리나라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부터 태어났습니다. 은퇴시기가 60세라고 가정하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시점은 2015년부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은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가 좀처럼 은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실제 은퇴 연령은 무려 73세입니다. 직장에서 50세 정도에 퇴직하지만, 쉬지도 못하고 예전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다른 곳으로 재취업하거나 자영업 등을 하면서 약 20년을 더 일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수명이 79세이니 거의 죽을 때까지 일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왜 은퇴를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희망하는 은퇴 연령은 61세였습니다. 은퇴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경제적으로 은퇴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은퇴 준비는 그야말로 너무 처참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들 중 에서 가장

높습니다. 노인빈곤율이란 중위 소득 절반에도 못 미치는, 쉽게 말해 저소득 노인 가구의 비율입니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50%에 육박합니다.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OECD 평균의 무려 4배에 

달하며 2위인 호주보다도 무려 10% 이상 높습니다. 압도적 1위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노인빈곤율의 증가 속도 역시 OECD 국가 중 독보적인 1위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노인빈곤율에

대해서는 그 어떤 추격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2030 세대라고 불리는 사회초년생들은 은퇴 준비를 잘하고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이들 역시 노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20~30대의 개인연금 가입률은 20%가 되지 않습니다.

5명 중 4명 이상이 국민연금 외에 노후 준비를 별도로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개별적으로 노후 준비를

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월 20만 원 이하로 저축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 국민연금에 겨우 월 10~20만 원더 받는

정도나 마찬가지입니다. 더 심각한 점은 그 미약한 가입률마저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회초년생 2030 세대가 국가가 지급해 주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에만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이 노후를 전부 책임져주느냐 하면 그렇지도 못합니다.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겨우 40%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정도로는 경제적을 안정적인 은퇴생활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금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그래도 젊은 시절에 고도의 경제성장기를 겪으면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자산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2030 세대는 앞으로 저성장 시대를 겪게 될 가능성이 커 베이비붐 세대와

같은 자산 증식도 어렵습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의 미래인 2030 세대 역시 노인 빈곤의 악순화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노후 준비에 대한 2030 세대 개개인의 경각심과 대대적인 사회적 개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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